노동계, ‘삼표 회장 무죄’ 비판…”중대재해법 취지 무력화”(종합)
[서울=뉴시스] 고홍주 기자 =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직후인 지난 2022년 1월29일 발생한 경기 양주 채석장 붕괴 사고와 관련해 재판에 넘겨졌던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양대노총은 일제히 “법원이 중대재해법이 규정한 ‘경영책임자’를 협소하게 해석했다”며 “법 취지를 무력화한 것”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10일 오후 정 회장에 대한 1심 선고 직후 성명을 내고 “중대재해법을 무력화시키고, 실질적인 경영책임자와 기업 총수들에게 집단적인 면죄부를 부여한 판결로 규정하며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삼표 사건은 중대재해법 시행 이후 발생한 첫 번째 사건으로, 노동자의 죽음 앞에 최고 책임자가 빠져나갈 수 없다는 최소한의 원칙을 세워야 할 상징적인 재판이었지만 법원은 총수와 최고책임자에게 책임을 묻지 않았다”며 “단순한 판결을 넘어 법의 존재 이유 자체를 부정하는 시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삼표산업은 외견상 전문경영인 체제처럼 보이지만 지주회사인 삼표가 지분 98.25%를 보유하고 있고, 그 지분은 정 회장 일가가 77% 이상 장악하고 있다”며 “이는 삼표그룹의 핵심 사업에 대한 최종적인 결정권과 통제권이 총수에게 집중돼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또 “중대재해법은 기업의 조직과 예산, 인력을 결정하는 실질적 최고 책임자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 제정됐고, 실제로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할 권한이 있는 자를 처벌해야만 산재를 끊어낼 수 있다는 게 입법 취지였다”며 “이 판결은 경영책임자의 범위를 축소 해석하며 책임을 현장 관리자 수준으로 끌어내렸는데, 앞으로 이어질 모든 재판에 총수들이 내밀 ‘최우선 면죄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동자가 죽어도 최종 결정권자가 법 바깥에 서 있게 된다면 중대재해법은 더 이상 생명을 지키는 법일 수 없다”며 “법원은 법을 형해화하는 협소한 해석을 중단하고, 중대재해의 중대성에 걸맞은 엄정한 양형 기준을 즉각 마련해야 한다. ‘처벌 가능한 경우’를 찾는 재판이 아니라, ‘왜 처벌해야 하는지’를 묻는 재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도 이날 논평을 통해 “이번 판결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검찰이 즉각 항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한국노총은 “중대재해법은 산업재해의 구조적 원인은 그대로 둔 채 사고의 책임만을 현장 노동자나 실무 책임자에게 전가해온 관행을 바로잡고, 기업 최고경영책임자가 산업안전의 예방 책임을 다하도록 하기 위해 제정된 법”이라며 “이번 판결에서도 최고 경영 책임자인 회장과 법인에 대해서는 무죄가 선고되고 본사 안전담당자와 현장 관계자에게 처벌이 집중됐다. 중대재해법의 취지를 몰각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대기업의 복잡한 지배구조 속에서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책임을 좁게 해석할 경우, 기업이 조직 구조를 통해 의도적으로 책임을 분산하거나 회피할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며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책임 체계를 약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의정부지법 형사3단독(판사 이영은)은 이날 오후 중대재해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정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삼표산업의 규모나 조직을 볼 때 피고인이 중대재해법이 규정하는 의무를 실질적으로 이행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사람에 해당한다고 단언할 수 없다”며 “피고인이 중대재해법상 경영책임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무죄 이유를 밝혔다.
함께 기소된 이종신 전 삼표산업 대표이사에게도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정 회장에게 징역 4년과 벌금 5억원을 구형했다. 또 이 전 대표이사에는 징역 3년을, 그 밖의 임직원에 대해서는 징역 3년~금고 2년을 각각 구형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adelante@newsis.com [서울=뉴시스] 고홍주 기자 =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직후인 지난 2022년 1월29일 발생한 경기 양주 채석장 붕괴 사고와 관련해 재판에 넘겨졌던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양대노총은 일제히 “법원이 중대재해법이 규정한 ‘경영책임자’를 협소하게 해석했다”며 “법 취지를 무력화한 것”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10일 오후 정 회장에 대한 1심 선고 직후 성명을 내고 “중대재해법을 무력화시키고, 실질적인 경영책임자와 기업 총수들에게 집단적인 면죄부를 부여한 판결로 규정하며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삼표 사건은 중대재해법 시행 이후 발생한 첫 번째 사건으로, 노동자의 죽음 앞에 최고 책임자가 빠져나갈 수 없다는 최소한의 원칙을 세워야 할 상징적인 재판이었지만 법원은 총수와 최고책임자에게 책임을 묻지 않았다”며 “단순한 판결을 넘어 법의 존재 이유 자체를 부정하는 시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삼표산업은 외견상 전문경영인 체제처럼 보이지만 지주회사인 삼표가 지분 98.25%를 보유하고 있고, 그 지분은 정 회장 일가가 77% 이상 장악하고 있다”며 “이는 삼표그룹의 핵심 사업에 대한 최종적인 결정권과 통제권이 총수에게 집중돼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또 “중대재해법은 기업의 조직과 예산, 인력을 결정하는 실질적 최고 책임자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 제정됐고, 실제로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할 권한이 있는 자를 처벌해야만 산재를 끊어낼 수 있다는 게 입법 취지였다”며 “이 판결은 경영책임자의 범위를 축소 해석하며 책임을 현장 관리자 수준으로 끌어내렸는데, 앞으로 이어질 모든 재판에 총수들이 내밀 ‘최우선 면죄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동자가 죽어도 최종 결정권자가 법 바깥에 서 있게 된다면 중대재해법은 더 이상 생명을 지키는 법일 수 없다”며 “법원은 법을 형해화하는 협소한 해석을 중단하고, 중대재해의 중대성에 걸맞은 엄정한 양형 기준을 즉각 마련해야 한다. ‘처벌 가능한 경우’를 찾는 재판이 아니라, ‘왜 처벌해야 하는지’를 묻는 재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도 이날 논평을 통해 “이번 판결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검찰이 즉각 항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한국노총은 “중대재해법은 산업재해의 구조적 원인은 그대로 둔 채 사고의 책임만을 현장 노동자나 실무 책임자에게 전가해온 관행을 바로잡고, 기업 최고경영책임자가 산업안전의 예방 책임을 다하도록 하기 위해 제정된 법”이라며 “이번 판결에서도 최고 경영 책임자인 회장과 법인에 대해서는 무죄가 선고되고 본사 안전담당자와 현장 관계자에게 처벌이 집중됐다. 중대재해법의 취지를 몰각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대기업의 복잡한 지배구조 속에서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책임을 좁게 해석할 경우, 기업이 조직 구조를 통해 의도적으로 책임을 분산하거나 회피할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며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책임 체계를 약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의정부지법 형사3단독(판사 이영은)은 이날 오후 중대재해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정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삼표산업의 규모나 조직을 볼 때 피고인이 중대재해법이 규정하는 의무를 실질적으로 이행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사람에 해당한다고 단언할 수 없다”며 “피고인이 중대재해법상 경영책임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무죄 이유를 밝혔다.
함께 기소된 이종신 전 삼표산업 대표이사에게도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정 회장에게 징역 4년과 벌금 5억원을 구형했다. 또 이 전 대표이사에는 징역 3년을, 그 밖의 임직원에 대해서는 징역 3년~금고 2년을 각각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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