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테크 후기, 폰테크, 폰테크당일 당일폰테크 올해는 일제로부터 빛과 주권을 되찾은 광복절 80주년이 되는 해지만, 정작 한반도에서 광복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광복 5년 뒤 한반도를 휘몰아 친 6·25 전쟁 이후 남과 북에는 수많은 이산가족이 생겨났다. 대한적십자사는 매년 명절을 맞아 고령의 이산가족에게 선물과 함께 감사의 말을 건네는 위로방문을 진행하고 있다. 뉴시스가 적십자사 전북특별자치도지사가 준비한 추석 위로방문 현장에 함께 했다.
[전주=뉴시스]강경호 기자 =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99세 이산가족 박복주 할머니는 적십자사로부터 추석 선물과 위문을 받고 연신 인사를 건넸다. 고개를 숙이고 손을 꼭 잡은 할머니의 눈빛엔 긴 세월 속 그리움과 이별의 흔적이 담겨 있었다.
지난 29일 오후 5시. 전북 전주시 덕진구의 한 철물점에서 만난 박복주(99) 할머니는 쑥쓰러운 표정이었다.
적십자 관계자들이 한우·홍삼 세트와 추석 용돈을 쥐어주며 “추석 명절 잘 보내세요”라는 말을 할 때도 부끄럽다는 듯 고맙다는 말과 함께 살포시 고개를 숙였다.
박 할머니는 1927년 황해도에서 태어나 유년기를 보냈다. 전북 전주에서 일을 위해 만주로 올라왔다는 지금의 남편 유기만 어르신을 만난 것은 박 할머니가 18살, 갓 성인이 되던 해였다. 우연히 유 어르신을 보게 된 박 할머니의 이모는 사윗감으로 딱이라는 생각에 둘을 연결시켜줬다.
박 할머니가 어린 나이에 결혼하게 된 것은 일제 패망이 목전에 가까워지자 그 횡포가 더 심해지기 때문이었다. 미친 척을 해 광녀(狂女)로 보이거나 이미 남편이 있지 않은 여성들은 누군가에 손에 이끌려 위안부라는 끔찍한 일을 당했어야 했다.
일제가 패망한 1945년, 뱃속에 장남을 가진 박 할머니는 이리(현 익산)로 내려오게 됐다. 남편은 아직 만주에서 할 일이 있다면서 북에서 내려오지 않았고, 시동생과 남편의 지인만이 이곳으로 내려왔다고 한다. 한 때 이들은 모두 뿔뿔히 흩어지기도 했지만 다시 재회했고, 남편 역시 무사히 만나 새 터전을 가꿔왔던 박 할머니다.
자식들에게도 당시 얘기를 자주 해왔다는 박 할머니는 KBS에서 진행한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프로그램도 신청했지만, 당시 수많은 이산가족들의 신청에 제대로 된 상봉조차 제대로 할 수 없었다. 박 할머니의 따님인 유씨는 “요새는 북에 있는 가족을 찾고 싶다는 기대를 포기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유씨가 당시 얘기를 늘어놓을 때도 박 할머니는 자주 허공을 응시하며 무언가를 생각하는 모습이었다. 그 때가 기억나냐는 질문에도 박 할머니는 멋쩍게 웃으며 “잘 몰라”라고만 말했다. 그래도 문득문득 당시가 떠올랐는지 “외삼촌이랑, 언니랑”이라며 유씨의 말에 설명을 더하기도 했다.
고령에도 불구하고 정정한 모습을 보인 박 할머니는 이날 웃음을 잃지 않았다. 예정된 시간이 다 돼 자리를 뜨려하자 박 할머니는 적십자사 관계자들과 기자들의 손을 꼭 잡고선 연신 “고맙습니다”라고 헤어짐의 인사를 건넸다.
적십자사에 따르면 이산가족이라고 신청한 이들은 지난달 기준 모두 13만4000여명. 하지만 이들 중 지금까지 생존한 이들은 3만5000여명에 불과하다. 전북에서도 602명의 이산가족 신청자가 거주하고 있다.
아직까지 갈라진 한반도에서 잃어버린 가족을 찾지 못한 이들은 너무나 많지만, 지난 2018년 금강산에서 이뤄진 상봉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적십자사 측은 이산가족 생애보 제작과 위로 방문 등을 통해 이들의 삶을 기록하고 남아있는 가족을 지원하는 사업을 매년 진행 중이다. 김한규 적십자사 전북지사 사무처장은 “이산가족 문제는 정치 상황과 관계 없는 인도적 문제”라며 “적십자 역시도 이산가족 문제가 하루빨리 해결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 등을 통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ukekang@newsis.com 올해는 일제로부터 빛과 주권을 되찾은 광복절 80주년이 되는 해지만, 정작 한반도에서 광복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광복 5년 뒤 한반도를 휘몰아 친 6·25 전쟁 이후 남과 북에는 수많은 이산가족이 생겨났다. 대한적십자사는 매년 명절을 맞아 고령의 이산가족에게 선물과 함께 감사의 말을 건네는 위로방문을 진행하고 있다. 뉴시스가 적십자사 전북특별자치도지사가 준비한 추석 위로방문 현장에 함께 했다.
[전주=뉴시스]강경호 기자 =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99세 이산가족 박복주 할머니는 적십자사로부터 추석 선물과 위문을 받고 연신 인사를 건넸다. 고개를 숙이고 손을 꼭 잡은 할머니의 눈빛엔 긴 세월 속 그리움과 이별의 흔적이 담겨 있었다.
지난 29일 오후 5시. 전북 전주시 덕진구의 한 철물점에서 만난 박복주(99) 할머니는 쑥쓰러운 표정이었다.
적십자 관계자들이 한우·홍삼 세트와 추석 용돈을 쥐어주며 “추석 명절 잘 보내세요”라는 말을 할 때도 부끄럽다는 듯 고맙다는 말과 함께 살포시 고개를 숙였다.
박 할머니는 1927년 황해도에서 태어나 유년기를 보냈다. 전북 전주에서 일을 위해 만주로 올라왔다는 지금의 남편 유기만 어르신을 만난 것은 박 할머니가 18살, 갓 성인이 되던 해였다. 우연히 유 어르신을 보게 된 박 할머니의 이모는 사윗감으로 딱이라는 생각에 둘을 연결시켜줬다.
박 할머니가 어린 나이에 결혼하게 된 것은 일제 패망이 목전에 가까워지자 그 횡포가 더 심해지기 때문이었다. 미친 척을 해 광녀(狂女)로 보이거나 이미 남편이 있지 않은 여성들은 누군가에 손에 이끌려 위안부라는 끔찍한 일을 당했어야 했다.
일제가 패망한 1945년, 뱃속에 장남을 가진 박 할머니는 이리(현 익산)로 내려오게 됐다. 남편은 아직 만주에서 할 일이 있다면서 북에서 내려오지 않았고, 시동생과 남편의 지인만이 이곳으로 내려왔다고 한다. 한 때 이들은 모두 뿔뿔히 흩어지기도 했지만 다시 재회했고, 남편 역시 무사히 만나 새 터전을 가꿔왔던 박 할머니다.
자식들에게도 당시 얘기를 자주 해왔다는 박 할머니는 KBS에서 진행한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프로그램도 신청했지만, 당시 수많은 이산가족들의 신청에 제대로 된 상봉조차 제대로 할 수 없었다. 박 할머니의 따님인 유씨는 “요새는 북에 있는 가족을 찾고 싶다는 기대를 포기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유씨가 당시 얘기를 늘어놓을 때도 박 할머니는 자주 허공을 응시하며 무언가를 생각하는 모습이었다. 그 때가 기억나냐는 질문에도 박 할머니는 멋쩍게 웃으며 “잘 몰라”라고만 말했다. 그래도 문득문득 당시가 떠올랐는지 “외삼촌이랑, 언니랑”이라며 유씨의 말에 설명을 더하기도 했다.
고령에도 불구하고 정정한 모습을 보인 박 할머니는 이날 웃음을 잃지 않았다. 예정된 시간이 다 돼 자리를 뜨려하자 박 할머니는 적십자사 관계자들과 기자들의 손을 꼭 잡고선 연신 “고맙습니다”라고 헤어짐의 인사를 건넸다.
적십자사에 따르면 이산가족이라고 신청한 이들은 지난달 기준 모두 13만4000여명. 하지만 이들 중 지금까지 생존한 이들은 3만5000여명에 불과하다. 전북에서도 602명의 이산가족 신청자가 거주하고 있다.
아직까지 갈라진 한반도에서 잃어버린 가족을 찾지 못한 이들은 너무나 많지만, 지난 2018년 금강산에서 이뤄진 상봉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적십자사 측은 이산가족 생애보 제작과 위로 방문 등을 통해 이들의 삶을 기록하고 남아있는 가족을 지원하는 사업을 매년 진행 중이다. 김한규 적십자사 전북지사 사무처장은 “이산가족 문제는 정치 상황과 관계 없는 인도적 문제”라며 “적십자 역시도 이산가족 문제가 하루빨리 해결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 등을 통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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