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그림만 그리지 않았다… ‘쓰다, 이중섭’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끝까지 사랑을 놓지 않아서 슬픈 사람.
이중섭의 ‘연꽃 봉우리를 든 남자’는 울고 있지 않는데도, 이미 다 울어버린 얼굴이다.
푸른 배경 위에서 연꽃 봉우리를 든 손은 유난히 조심스럽고, 크게 부풀린 몸과 달리 마음은 늘 접혀 있는 것처럼 보인다.
힘을 쓰는 팔이지만, 그것은 공격이 아니라 무언가를 건네기 전의 간청에 가까운 자세다.
이중섭 탄생 110주년을 기념해, 예술과 삶을 ‘쓰기’라는 행위를 통해 ‘국민화가 이중섭’을 다시 읽는 전시가 마련됐다.
서울 광화문 아트조선스페이스는 특별전 ‘쓰다, 이중섭’을 오는 30일부터 6월 14일까지 펼친다.
이번 전시는 ‘비운의 천재 화가’라는 수식을 넘어, 편지와 엽서, 그림을 통해 삶을 기록해온 인간 이중섭의 면모에 주목한다. 처음 공개되는 은지화 작품 2점을 포함해 은지화, 유화, 엽서화, 편지화, 드로잉 등 총 80점이 출품된다.
전시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쓰다’다. 이중섭이 남긴 편지와 엽서, 그림을 중심으로, 삶을 기록하고 감정을 새겨온 그의 예술 세계를 새롭게 조망한다. 글과 그림이 결합된 작품들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사랑과 이별, 시대의 고통을 견뎌낸 예술적 증언으로 읽힌다.
전시는 이중섭의 생애 흐름에 따라 6개 섹션으로, ▲‘쓰다, 사랑을’(엽서화) ▲‘쓰다, 절절함을’(편지화) ▲‘새기다, 그리움을’(은지화) ▲‘쓰다, 시대를’(유화·드로잉) ▲‘쓰다, 역사로’(아카이브) ▲‘쓰다, 나의 이야기’(체험 공간) 등이다.

전시의 출발점은 일본 유학 시절 훗날 아내가 된 야마모토 마사코(한국명 이남덕)에게 보낸 엽서들이다. 젊은 시절의 사랑과 예술적 실험이 결합된 기록이다. 이어지는 편지화 섹션은 1952년 가족과 이별한 이후 이중섭이 겪은 고독한 시기를 다루며, 글과 그림이 하나로 어우러진 작품들을 통해 그의 내면을 보여준다.
담뱃갑 은박지를 긁어 완성한 은지화는 극한의 현실 속에서도 꺼지지 않았던 이중섭의 창작 에너지를 드러낸다. 유화 섹션에서는 ‘환희’, ‘바다가 보이는 풍경’, ‘파란 게와 어린이’ 등 대표작을 통해 그의 조형 실험과 독창성을 살필 수 있다.
전시 말미에는 관람객이 직접 편지를 써보는 체험 공간도 마련됐다. 인공지능과 디지털 이미지가 범람하는 시대에, 손으로 쓰고 그린 흔적이 지닌 감각과 밀도를 되새기게 한다. 입장료가 있다. 성인 8000원, 어린이·청소년 5000원.
◎공감언론 뉴시스 hyun@newsis.com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끝까지 사랑을 놓지 않아서 슬픈 사람.이중섭의 ‘연꽃 봉우리를 든 남자’는 울고 있지 않는데도, 이미 다 울어버린 얼굴이다.푸른 배경 위에서 연꽃 봉우리를 든 손은 유난히 조심스럽고, 크게 부풀린 몸과 달리 마음은 늘 접혀 있는 것처럼 보인다.힘을 쓰는 팔이지만, 그것은 공격이 아니라 무언가를 건네기 전의 간청에 가까운 자세다.이중섭 탄생 110주년을 기념해, 예술과 삶을 ‘쓰기’라는 행위를 통해 ‘국민화가 이중섭’을 다시 읽는 전시가 마련됐다.서울 광화문 아트조선스페이스는 특별전 ‘쓰다, 이중섭’을 오는 30일부터 6월 14일까지 펼친다.이번 전시는 ‘비운의 천재 화가’라는 수식을 넘어, 편지와 엽서, 그림을 통해 삶을 기록해온 인간 이중섭의 면모에 주목한다. 처음 공개되는 은지화 작품 2점을 포함해 은지화, 유화, 엽서화, 편지화, 드로잉 등 총 80점이 출품된다.전시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쓰다’다. 이중섭이 남긴 편지와 엽서, 그림을 중심으로, 삶을 기록하고 감정을 새겨온 그의 예술 세계를 새롭게 조망한다. 글과 그림이 결합된 작품들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사랑과 이별, 시대의 고통을 견뎌낸 예술적 증언으로 읽힌다. 전시는 이중섭의 생애 흐름에 따라 6개 섹션으로, ▲‘쓰다, 사랑을’(엽서화) ▲‘쓰다, 절절함을’(편지화) ▲‘새기다, 그리움을’(은지화) ▲‘쓰다, 시대를’(유화·드로잉) ▲‘쓰다, 역사로’(아카이브) ▲‘쓰다, 나의 이야기’(체험 공간) 등이다.전시의 출발점은 일본 유학 시절 훗날 아내가 된 야마모토 마사코(한국명 이남덕)에게 보낸 엽서들이다. 젊은 시절의 사랑과 예술적 실험이 결합된 기록이다. 이어지는 편지화 섹션은 1952년 가족과 이별한 이후 이중섭이 겪은 고독한 시기를 다루며, 글과 그림이 하나로 어우러진 작품들을 통해 그의 내면을 보여준다.담뱃갑 은박지를 긁어 완성한 은지화는 극한의 현실 속에서도 꺼지지 않았던 이중섭의 창작 에너지를 드러낸다. 유화 섹션에서는 ‘환희’, ‘바다가 보이는 풍경’, ‘파란 게와 어린이’ 등 대표작을 통해 그의 조형 실험과 독창성을 살필 수 있다.전시 말미에는 관람객이 직접 편지를 써보는 체험 공간도 마련됐다. 인공지능과 디지털 이미지가 범람하는 시대에, 손으로 쓰고 그린 흔적이 지닌 감각과 밀도를 되새기게 한다. 입장료가 있다. 성인 8000원, 어린이·청소년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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