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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중동 가자 지구 전쟁이 2년이 되어 가는 가운데 휴전 협정이 체결될 경우 가자 지구 재건 및 통치를 맡을 인물로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72)가 부상하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WP)가 28일 집중 분석했다.
WP는 “블레어 전 총리는 중동을 떠난 적이 없으며 이제 그는 가자지구를 통치할 수 있게 됐다”고 전망했다.
◆ 블레어, ‘가자 국제 과도 기구’ 초대 지도자 위촉 가능성
그는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휴전 협정이 최종적으로 체결될 경우 가자 지구의 재건과 통치를 계획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가 처음 총리에 취임한 1997년 이후 5명의 미국 대통령과 많은 외교관들이 나타났다 사라졌지만 블레어는 줄곧 중동 관련한 활동을 하다 가자 전쟁 국면에서 다시 부상하고 있다.
블레어의 전후 가자지구 행동 계획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으며 29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의 백악관 회동에서도 논의될 예정이다.
블레어의 청사진은 트럼프 행정부의 21개 항목으로 구성된 가자 평화 계획에 반영되어 있다.
WP가 입수한 이 계획의 사본에 따르면 가자 지구를 과도기적으로 관리할 ‘가자 국제 과도 기구(International Transitional Authority)’가 구성된다.
여기에는 국제 전문가, 유엔 관계자, 그리고 팔레스타인 및 아랍 대표들이 참가한다.
이 기구는 가자 지구 운영의 일상적 책임을 맡을 팔레스타인 행정가와 기술 전문가로 구성된 집행부를 감독한다.
블레어 전 총리는 이 기구의 초대 지도자로 위촉될 가능성이 있다.
그는 광범위한 전략적, 외교적 결정을 내리고 재건 노력의 상당 부분을 지원할 것으로 예상되는 걸프 아랍 국가들의 조정을 담당한다.
이같은 구상은 블레어 총리가 오랫동안 이스라엘 편을 들어준 인물로 보고있는 팔레스타인측의 많은 사람들에게는 당혹감을 안겨주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 블레어의 중동 경력에서도 새로운 전기
중동 전략의 중심에 블레어가 다시 등장한 것은 그의 중동 관계에서도 주목할 만한 새로운 장을 여는 것이라고 WP는 평가했다.
그는 영국 총리, 유엔 특사, 민간 컨설턴트, 그리고 ‘그림자 중재자’로서 중동 갈등에 관여해 왔다.
블레어 전 총리의 첫 임기 초반 당선된 에후드 바라크 전 이스라엘 총리는 27일 인터뷰에서 “그는 중동 갈등을 진정시키려는 미완의 프로젝트에 마음 한 구석을 바쳐왔다”며 “마치 한 번도 중동을 떠난 적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블레어는 북아일랜드 종파간 폭력을 종식시킨 1998년 성금요일 협정 체결, 1년 후의 코소보 군사 개입 등에 참여해 복잡한 중동 문제에 다시 등장하는 것도 놀랄 일은 아니라고 WP는 전했다.
블레어 전기 작가 존 렌툴은 “그의 성격에는 강한 면이 있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엄청난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다.
렌툴은 “블레어는 누구와도 이야기를 나눌 준비가 되어 있다”며 “장점 중 하나는 트럼프나 네타냐후처럼 진보 성향의 친구들이 싫어하는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데 있어 감정적으로 크게 동요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 블레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모두에게 환영받지는 않아
블레어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에게 잘 알려져 있지만 모두에게 환영받는 것은 아니다.
그는 네타냐후에게 팔레스타인의 가자지구 행정 개입 같은 몇 가지 조건을 받아들이도록 강요할 수 있는 믿음직한 중재자지만 이는 이스라엘 강경파에게는 불만이다.
WP는 팔레스타인 사람들 사이에서 블레어의 평판은 훨씬 더 엇갈리는 가운데 블레어는 안전한 이스라엘과 독립된 팔레스타인이 공존하는 협상을 통한 영구적 분쟁 해결을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팔레스타인 비평가들은 블레어가 이스라엘 편에 선 인물로 그가 주창했던 2국가 해법의 진전에 거의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많은 사람들은 블레어가 가자지구 책임자가 된다는 생각에 분노한다고 WP는 전했다.
특히 그가 2003년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함께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허위 보고를 바탕으로 이라크를 침공한 적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이스라엘이 건국되기 전 수년 동안 국제연맹의 위임을 받아 영국이 이 지역을 통치했던 역사적 역할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팔레스타인 민족 이니셔티브(PNI) 사무총장 무스타파 바르구티는 “우리는 이미 영국의 식민주의에 시달려 왔다”며 블레어를 언급하면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이라크 전쟁이라고 말했다.
마흐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수석 고문 마흐무드 하바시는 “우리에겐 다른 대표가 필요없다”며 “가자지구를 통치할 수 있는 유일한 세력은 팔레스타인 정부뿐”이라고 말했다.
◆ 이스라엘 ‘블레어 대안론’ 확산
공식 논평은 없지만 네타냐후의 측근들 사이에서 ‘가자 지구 블레어 지도자론’이 확산되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WP는 보도했다.
한 관계자는 “트럼프가 블레어의 생각 일부를 21개항 평화 계획에 반영했다”며 “모든 당사자가 받아들일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하는데 이스라엘 사람들은 토니 블레어 총리를 정말 좋아한다”고 말했다.
블레어와 네타냐후의 개인적 관계도 우호적이라고 한다.
블레어는 하마스의 2023년 10월 7일 테러 이후 트럼프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와 자주 협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쿠슈너는 네타냐후의 핵심 고문인 론 더머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의 지도자들과 주요 대화 상대다.
블레어는 5월 시작된 미국과 이스라엘의 지원 식량지원 프로그램 ‘가자 인도주의 재단’의 계획 수립 과정에서도 책임자로 거론되기도 했다.
블레어와 ‘글로벌 체인지 연구소’는 가자 지구 인구의 상당 부분을 다른 나라로 이주시키는 구상에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연구소측은 ‘의견을 경청’하는 수준에서 참여했다고 한 발 물러섰었다.
◆ 과도 기구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관계가 관건
가장 큰 쟁점 중 하나는 하마스가 집권에서 물러난 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가 가자지구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이다.
네타냐후는 자치 정부가 어떤 역할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마흐무드 압바스 PA 수반은 다른 자치 정부가 가자지구에 들어서는 것에 반대해 왔다.
이에대해 블레어측은 가자지구 주민 이주 강요하지 않고 과도 기구는 결국 독립 팔레스타인 국가의 일부라고 밝히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kjdragon@newsis.com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중동 가자 지구 전쟁이 2년이 되어 가는 가운데 휴전 협정이 체결될 경우 가자 지구 재건 및 통치를 맡을 인물로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72)가 부상하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WP)가 28일 집중 분석했다. WP는 “블레어 전 총리는 중동을 떠난 적이 없으며 이제 그는 가자지구를 통치할 수 있게 됐다”고 전망했다. ◆ 블레어, ‘가자 국제 과도 기구’ 초대 지도자 위촉 가능성 그는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휴전 협정이 최종적으로 체결될 경우 가자 지구의 재건과 통치를 계획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가 처음 총리에 취임한 1997년 이후 5명의 미국 대통령과 많은 외교관들이 나타났다 사라졌지만 블레어는 줄곧 중동 관련한 활동을 하다 가자 전쟁 국면에서 다시 부상하고 있다. 블레어의 전후 가자지구 행동 계획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으며 29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의 백악관 회동에서도 논의될 예정이다. 블레어의 청사진은 트럼프 행정부의 21개 항목으로 구성된 가자 평화 계획에 반영되어 있다. WP가 입수한 이 계획의 사본에 따르면 가자 지구를 과도기적으로 관리할 ‘가자 국제 과도 기구(International Transitional Authority)’가 구성된다. 여기에는 국제 전문가, 유엔 관계자, 그리고 팔레스타인 및 아랍 대표들이 참가한다. 이 기구는 가자 지구 운영의 일상적 책임을 맡을 팔레스타인 행정가와 기술 전문가로 구성된 집행부를 감독한다. 블레어 전 총리는 이 기구의 초대 지도자로 위촉될 가능성이 있다. 그는 광범위한 전략적, 외교적 결정을 내리고 재건 노력의 상당 부분을 지원할 것으로 예상되는 걸프 아랍 국가들의 조정을 담당한다. 이같은 구상은 블레어 총리가 오랫동안 이스라엘 편을 들어준 인물로 보고있는 팔레스타인측의 많은 사람들에게는 당혹감을 안겨주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 블레어의 중동 경력에서도 새로운 전기 중동 전략의 중심에 블레어가 다시 등장한 것은 그의 중동 관계에서도 주목할 만한 새로운 장을 여는 것이라고 WP는 평가했다. 그는 영국 총리, 유엔 특사, 민간 컨설턴트, 그리고 ‘그림자 중재자’로서 중동 갈등에 관여해 왔다. 블레어 전 총리의 첫 임기 초반 당선된 에후드 바라크 전 이스라엘 총리는 27일 인터뷰에서 “그는 중동 갈등을 진정시키려는 미완의 프로젝트에 마음 한 구석을 바쳐왔다”며 “마치 한 번도 중동을 떠난 적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블레어는 북아일랜드 종파간 폭력을 종식시킨 1998년 성금요일 협정 체결, 1년 후의 코소보 군사 개입 등에 참여해 복잡한 중동 문제에 다시 등장하는 것도 놀랄 일은 아니라고 WP는 전했다. 블레어 전기 작가 존 렌툴은 “그의 성격에는 강한 면이 있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엄청난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다. 렌툴은 “블레어는 누구와도 이야기를 나눌 준비가 되어 있다”며 “장점 중 하나는 트럼프나 네타냐후처럼 진보 성향의 친구들이 싫어하는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데 있어 감정적으로 크게 동요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 블레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모두에게 환영받지는 않아 블레어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에게 잘 알려져 있지만 모두에게 환영받는 것은 아니다. 그는 네타냐후에게 팔레스타인의 가자지구 행정 개입 같은 몇 가지 조건을 받아들이도록 강요할 수 있는 믿음직한 중재자지만 이는 이스라엘 강경파에게는 불만이다. WP는 팔레스타인 사람들 사이에서 블레어의 평판은 훨씬 더 엇갈리는 가운데 블레어는 안전한 이스라엘과 독립된 팔레스타인이 공존하는 협상을 통한 영구적 분쟁 해결을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팔레스타인 비평가들은 블레어가 이스라엘 편에 선 인물로 그가 주창했던 2국가 해법의 진전에 거의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많은 사람들은 블레어가 가자지구 책임자가 된다는 생각에 분노한다고 WP는 전했다. 특히 그가 2003년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함께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허위 보고를 바탕으로 이라크를 침공한 적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이스라엘이 건국되기 전 수년 동안 국제연맹의 위임을 받아 영국이 이 지역을 통치했던 역사적 역할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팔레스타인 민족 이니셔티브(PNI) 사무총장 무스타파 바르구티는 “우리는 이미 영국의 식민주의에 시달려 왔다”며 블레어를 언급하면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이라크 전쟁이라고 말했다. 마흐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수석 고문 마흐무드 하바시는 “우리에겐 다른 대표가 필요없다”며 “가자지구를 통치할 수 있는 유일한 세력은 팔레스타인 정부뿐”이라고 말했다. ◆ 이스라엘 ‘블레어 대안론’ 확산 공식 논평은 없지만 네타냐후의 측근들 사이에서 ‘가자 지구 블레어 지도자론’이 확산되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WP는 보도했다.한 관계자는 “트럼프가 블레어의 생각 일부를 21개항 평화 계획에 반영했다”며 “모든 당사자가 받아들일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하는데 이스라엘 사람들은 토니 블레어 총리를 정말 좋아한다”고 말했다. 블레어와 네타냐후의 개인적 관계도 우호적이라고 한다.블레어는 하마스의 2023년 10월 7일 테러 이후 트럼프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와 자주 협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쿠슈너는 네타냐후의 핵심 고문인 론 더머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의 지도자들과 주요 대화 상대다. 블레어는 5월 시작된 미국과 이스라엘의 지원 식량지원 프로그램 ‘가자 인도주의 재단’의 계획 수립 과정에서도 책임자로 거론되기도 했다. 블레어와 ‘글로벌 체인지 연구소’는 가자 지구 인구의 상당 부분을 다른 나라로 이주시키는 구상에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연구소측은 ‘의견을 경청’하는 수준에서 참여했다고 한 발 물러섰었다. ◆ 과도 기구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관계가 관건 가장 큰 쟁점 중 하나는 하마스가 집권에서 물러난 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가 가자지구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이다. 네타냐후는 자치 정부가 어떤 역할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마흐무드 압바스 PA 수반은 다른 자치 정부가 가자지구에 들어서는 것에 반대해 왔다.이에대해 블레어측은 가자지구 주민 이주 강요하지 않고 과도 기구는 결국 독립 팔레스타인 국가의 일부라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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