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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K팝 간판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 겸 솔로가수 로제(28·ROSÉ·박채영)가 미국 팝스타 브루노 마스(40)와 함께 지은 ‘아파트(APT.)’가 오는 18일로 발매 1주년을 맞는다.

로제 ‘아파트’는 작년 10월18일 공개됐다. 로제가 그 해 12월6일 발매한 정규 1집 ‘로지(rosie)’ 첫 번째 싱글로 선공개 된 이후 신드롬을 일으키며 K-팝 신(scene)을 재개발했다.

‘아파트’는 국내에서 널리 알려진 ‘아파트 게임’에서 착안했다. K-술자리 게임으로 통하는 이 게임은 참여자들이 “아~파트 아파트 아~파트 아파트”를 외치다 한 사람이 특정 숫자를 언급한 뒤 다 같이 손을 쌓을 때 해당 숫자에 손이 있는 참여자가 술을 마시는 것이다.

로제가 미국 패션지 ‘보그’의 유튜브 계정에 업로드된 영상에서 곡 발매에 맞춰 ‘아파트 게임’과 한국의 술 문화를 소개해 화제가 됐다. 특히 로제는 가장 좋아하는 한국 술로 ‘소맥(Somaek)’를 꼽으며 소주와 맥주를 섞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K-유희적 요소가 부각되면서 2012년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킨 싸이 ‘강남스타일’도 소환됐다. ‘강남스타일’은 유희성으로 인해 밈(meme)이 되며 전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같은 단어를 반복하거나 K-술자리에 익숙한 외국인들이 알 만한 건배를 노랫말에 삽입했다는 점에서 싸이의 ‘젠틀맨’ 작법을 떠올리게도 한다.

곡에 펑키(funky)함을 불어넣은 마스의 힘도 무시할 수 없다. 마스는 노래는 물론 춤, 작곡, 연주, 퍼포먼스 등 전 분야에서 뛰어난 실력을 자랑한다. 팝뿐만 아니라 펑크, 솔, 레게, 힙합, 록 등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는 만큼 이번 로제와 협업에 관심이 쏠렸다.

마스는 특히 재작년 6월 17~18일 올림픽주경기장서 두 번째 내한공연을 해 양일간 10만1000명을 끌어모으는 등 국내에서 팬덤을 구축 중이다.

‘아파트’를 듣고 음악 팬들 사이에선 미국 가수 겸 안무가 토니 베이즐(Toni Basil)의 빌보드 ‘핫100’ 1위곡 ‘미키(Mickey)’를 연상하는 이들이 많았다. 치어리더가 주인공인 영화 ‘브링 잇 온'(2000)에 삽입되고 ‘369 게임’ 리듬과도 유사한 이 곡은 우리에게 ‘헤이 미키’라는 제목으로 잘 알려진 곡이다.

실제 로제 ‘아파트’의 작사·작곡 크레디트를 보면, ‘미키’ 원작자들인 프로듀서 겸 송라이터 듀오 ‘친 앤드 채프먼(Chinn And Chapman)’의 마이클 도널드 ‘마이크’ 챔피언과 니콜라스 베리 ‘니키’ 친이 이름을 올렸다.

‘아파트’는 ‘미키’를 인터폴레이션(Interpolation)했다. 샘플링과 인터폴레이션은 종종 혼동돼 사용되는데 두 경우 차이는 명확하다. 샘플링은 원작의 음원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다. 앞서 K팝 업계 대표적인 예는 미국 ‘디스코 여왕’ 글로리아 게이너의 ‘아이 윌 서바이브(I will survive)’ 간주를 샘플링한 그룹 ‘아이브’의 ‘애프터 라이크’가 있다.

반면 인터폴레이션은 원작의 음원을 그대로 사용하지 않고 새로 녹음하거나 변형한 것을 가리킨다. K팝계 앞서 대표적인 예는 블랙핑크의 정규 2집 ‘본 핑크’의 첫 싱글 ‘핑크 베놈’이다. 리사가 이 곡에서 바베이도스 출신 미국 팝스타 리애나의 데뷔곡 ‘폰 데 리플레이(Pon de Replay)’에서 가장 유명한 대목인 ‘잇 고즈 원 바이 원, 이븐 투 바이 투(It goes one by one, even two by two)’의 가사와 멜로디를 가져와 불렀다. 인터폴레이션은 이렇게 추억과 새로움을 동시에 환기시키는 기술이다.

이와 함께 ‘아파트’라는 노래 제목은 국내에선 자연스레 가수 윤수일의 동명이곡(同名異曲)을 떠올리게 해 국내에선 또 다른 화제가 되기도 했다. 윤수일은 윤수일밴드로서 1984년 발표한 3집 타이틀곡인 ‘아름다워’는 MZ세대에서 ‘한국 시티팝 원조’로 통하며 디깅(digging)되고 있는데, 로제의 ‘아파트’로 다시 젊은 세대에게 재조명됐다. 윤수일의 아파트는 ‘구축 아파트’, 로제의 아파트는 ‘신축 아파트’로 불렸다.

◆K-팝 각종 신기록 양산

로제의 ‘아파트’는 또한 세계 각종 차트에서 K-팝 신기록을 썼다.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에선 최고 순위 3위를 찍었고, 45주 연속 차트인했다. 해당 차트 K-팝 최장 진입 기록이다. 빌보드와 전 세계 양대 메인 팝 차트로 통하는 영국 오피셜 싱글차트에선 최고 순위 2위를 찍었다. 11일 발표된 오피셜 싱글 최신 차트에선 64위를 차지하며 이 차트에 무려 51주째 머물고 있다.

이 곡의 뮤직비디오는 지난달 18일 유튜브 조회수 20억뷰를 돌파했다. 지난해 10월18일 공개된 지 약 335일 만었이다. K팝 뮤직비디오 중 최단 기간 20억뷰를 찍었다. 로제는 이미 블랙핑크 멤버로서 ‘뚜두뚜두(DDU-DU DDU-DU)'(23억뷰), ‘킬 디스 러브(Kill This Love)'(21억뷰) 두 개의 20억뷰 뮤직비디오를 가지고 있었다. 솔로곡 뮤직비디오, 그룹 뮤직비디오 모두 20억뷰를 넘긴 K팝 가수는 로제가 처음이다.

특히 지난달엔 미국 4대 대중음악 시상식으로 통하는 ‘2025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이하 ‘MTV VMA’)에서 ‘아파트’로 주요상인 ‘올해의 노래’를 차지했다. 이 시상식에서 K-팝 가수가 해당 상을 받은 건 최초다.

로제는 지난달 27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뉴욕 센트럴 파크에서 열린 세계적인 자선 음악 축제 ‘2025 글로벌 시티즌 페스티벌’의 그레이트 론(Great Lawn) 무대에 특별 출연하기도 했다.

◆K-팝 개념 재정립

가사 대부분이 영어이고 로제를 제외한 작사·작곡진이 해외 뮤지션들인 ‘아파트’의 성공으로 인해 K-팝 범주화에 대한 논쟁이 또 불 붙었다. 로제의 1집은 그가 속한 국내 기획사이자 프로듀서 테디가 이끄는 더블랙레이블 위주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완벽한 K-팝 시스템 안에서 만들어지지는 않았다. 이 곡의 프로듀싱 과정의 상당수는 팝의 작법을 닮았다. 특히 로제의 글로벌 활동 계약을 맺은 워너뮤직 산하 애틀랜틱 레코즈가 상당히 힘을 실었다. 이 레이블엔 마스를 비롯해 콜드플레이, 에드 시런 등 세계적인 뮤지션들이 속해 있다. 마스와 협업도 이 레이블을 통해서 가능했다.

그러나 K-팝 시스템 안에서 뮤지션으로 성장한 로제가 콩클리시(한국식 영어)를 내세워 게임과 술자리 등 한국 문화를 중심에 둔 이 곡은 K-팝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자유로운 음악적 실험에서 시작돼 글로벌 현상을 불러일으킨, ‘K-팝의 글로벌화에 대한 하나의 힌트'”(최용환 에디터), “K-팝 싱어가 팝 신에 본격 진입하고자 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문화 변용이 잘 드러나 있는 작품이다. K-팝과 팝이라는 개념의 재정립과 더불어 K-팝의 영향력과 정의를 더욱 넓히게 됐다”(황선업 평론가) 같은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MTV VMA에서 ‘아파트’로 ‘올해의 노래’를 받은 로제는 소감 막바지에 테디 프로듀서와 블랙핑크 멤버들을 거명하며 한국어로 “테디 오빠, 저 상 탔어요. 블랙핑크 멤버들, 저 상 탔어요. 늘 고맙고 사랑해요”라고 덧붙였다.

◆로제, 그래미 후보 노미네이트&수상 가능할까

이제 로제 ‘아파트’의 최고층 입주 목표는 내년 2월1일 열리는 ‘제68회 그래미 어워즈’로 수렴된다.

아티스트, 작사가, 제작자 등이 속한 음악 전문가 단체인 미국 레코드 예술과학아카데미가 1959년부터 주최해온 그래미 어워즈는 현지 최고 귄위를 인정 받는다. 미국이 팝의 본고장인 만큼 세계 대중음악계 시상식의 성지로도 통한다. 축음기의 모양을 딴 트로피가 상징이다.

앞서 글로벌 슈퍼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3년 연속 총 5번 후보로 지명됐으나, K-팝 가수가 해당 상을 받은 적은 없다. 음반 엔지니어 황병준 사이드미러코리아 대표 등 클래식 부문 등에선 한국인 수상자가 나왔다.

미국 음악 매체 롤링스톤,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 미국 경제 매체 포브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로제 ‘아파트’는 11월7일 발표되는 이번 그래미 시상식 후보에 오르는 건 유력하다. 차트 성적과 중독성 등을 들어 제너럴 필즈(본상)인 ‘올해의 레코드'(Record of the Year) 그리고 ‘최우수 팝 듀오/그룹’ 부문에 후보에 오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롤링스톤은 로제 ‘아파트’가 올해의 레코드 후보에 오를 것으로 확신했다. 동시에 수상은 미국 R&B 스타 시저가 피처링한 미국 힙합스타 켄드릭 라마의 ‘루터(luther)’가 유력하다면서도 중독성 있는 문화적 충돌 뿐만 아니라 편곡과 프리코러스 녹음 방식 등의 측면에서도 잘 만들어진 레코드인 ‘아파트’가 수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글로벌 주요 시상식의 수상자(작)를 예측하는 미국 유명 사이트 골드더비(goldderby)는 10일 기준 로제 ‘아파트’의 ‘올해의 레코드’ 수상 가능성을 4위(약 75%)로 예측하고 있다. 레이디 가가의 ‘아브라카다브라(Abracadabra)'(약 85%), 켄드릭 라마 ‘루터'(약 80%), 사브리나 카펜터 ‘맨차일드'(약 75%)가 1~3위다. 해당 사이트에서 로제 ‘아파트’의 그래미 ‘올해의 노래’ 수상 가능성은 8위로 점쳐졌다.

다음은 음악전문가 8인에게 물은 로제 ‘아파트’ 1주년 의미.

◆권석정 카카오엔터테인먼트 PD(한국대중음악상(한대음) 선정위원)

로제의 ‘아파트’는 싸이 ‘강남스타일’의 세계적인 열풍을 이어간 대표적인 K-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공개 1년이 다 된 지금도 전 세계에서 흘러나오는 노래. 여러모로 파격적이고 한국적인 노래이면서 블랙핑크 특유의 멜로디도 느껴지는 곡으로 어쩌면 ‘무국적’이라는 표현이 이 노래를 정의 내리는데 가장 적절할지도 모르겠다. 이 무국적인 에너지가 이 노래를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게 한 추동력이었을 것이다.

◆김윤미 음악저널리스트(한대음 선정위원)

첫 솔로 싱글 ‘온 더 그라운드(On the Ground)’로 자신과 꼭 맞는 옷을 입은 것처럼 보였던 로제가 브루노 마스와 장난스럽게 호흡을 맞춘(것처럼 보인) ‘아파트’를 기습 공개했을 때의 충격은 꽤 컸다. 음악적 시도보다 ‘콘셉트의 재미’가 먼저 보였는데, 결과적으로 기존 이미지와 선입견을 깨고 솔로아티스트로서의 음악세계를 확장시킨 계기가 된 것이 흥미롭다. K팝 신 ‘빌보드 핫100’ 최장기간 진입 및 여성 솔로가수 최고 순위, MTV VMA 올해의 노래 수상 등 숱한 화제와 기록은 K팝 여성 솔로아티스트의 지평을 넓히는 기폭제가 됐다.

◆박희아 대중음악 평론가

여전히 세계 각국의 음원 차트에서 놀라운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는 ‘아파트’가 음악이 선사할 수 있는 최고, 최상의 엔터테인먼트적 재미를 지니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인데, 로제와 브루노 마스가 이 짧은 곡에서 음악으로 구현한 ‘유쾌함’이라는 키워드야말로 모든 사람들이 사랑할 수밖에 없는, 삶을 채우는 중요한 가치라는 점을 드러낸다.

◆신샘이 음악 평론가(ears mag 편집장·한대음 선정위원)

피처링 치트키인 브루노 마스와의 협업으로 발매 초반 큰 주목을 받은 것도 사실이지만, 그 화력을 꾸준히 이어간 건 결국 로제의 캐릭터와 역량이었다. 그는 미국, 유럽, 한국 등 다양한 미디어에 출연해 매력과 안정적인 라이브 실력을 보여주며, 여성 솔로 아티스트로서 글로벌 팬층을 더욱 공고히 했다. 테일러 스위프트를 보며 자라온 한 소녀가 이제는 한국 정서를 담은 노래로 전 세계 소녀 팬들에게 새로운 동경의 대상이 됐다는 점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이대화 대중음악 저널리스트(한대음 선정위원)

로제의 ‘아파트’는 팬덤 화력에 기대지 않고도 정상급 인기를 얻었다는 점에서 K-팝의 잠재력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게 만든 곡이다. 보이 그룹 혹은 걸 그룹이 아닌 형태로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도 K-팝의 가능성을 넓게 확장시켰다. 한국의 술게임 구호를 이용해 꼭 전통 문화와 결합하지 않고도 한국성이 배인 음악을 만들 수 있음을 재치있게 보여주기도 했다.

◆조혜림 콘텐츠 기획자(한대음 선정위원)

아파트는 블랙핑크의 로제가 음악적 독립성과 확장을 보여준 순간이다. 아이돌 스타에서 싱어송라이터적 감각을 지닌 아티스트임을 증명했고, 로제만의 독자적인 음악 여정을 공고히 한 이정표이다. 빌보드 차트에서의 성과 역시 상징적이다. 발매 직후 빌보드 글로벌 200과 글로벌 차트에서 상위권에 진입하며, 글로벌 팬덤을 넘어 대중적인 지지를 끌어낸 곡이라고 할 수 있다.

◆최용환 프리랜서 에디터(한대음 선정위원)

한국 문화의 요소를 중점적으로 활용하면서도 팝 음악의 문법에 충실한 접근은 K-팝 혹은 팝 어느 장르 관점으로 봤을 때도 특별한 지점을 만들어냈다. 한국 음악이 글로벌 시장에서 소비되는 것이 낯설지 않은 시대, 여전히 ‘아파트’의 성공이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전 세계에서 차트를 뒤흔들고 트로피를 수집하며 1년을 보낸 지금, ‘아파트’는 자유로운 음악적 실험에서 시작돼 글로벌 현상을 불러일으킨, ‘K-팝의 글로벌화에 대한 하나의 힌트’로서 여전히 큰 의미를 지닌다.

◆황선업 대중음악 평론가(한대음 선정위원)

‘아파트’는 K-팝 싱어가 팝 신에 본격 진입하고자 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문화 변용이 잘 드러나있는 작품이었다. 한국의 술자리 게임을 차용함으로써 전세계인의 호기심을 이끌어 내고, 브루노 마스와 함께 이를 팝의 문법으로 풀어내는 모습 자체가 새로운 경험을 전 세계인들에게 제공한 셈이다. 이와 같은 전에 없던 행보는 결국 MTV VMA의 ‘올해의 노래(song of the year)’라는 결과를 낳으며, K-팝과 팝이라는 개념의 재정립과 더불어 K-팝의 영향력과 정의를 더욱 넓히게 됐다고 생각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K팝 간판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 겸 솔로가수 로제(28·ROSÉ·박채영)가 미국 팝스타 브루노 마스(40)와 함께 지은 ‘아파트(APT.)’가 오는 18일로 발매 1주년을 맞는다. 로제 ‘아파트’는 작년 10월18일 공개됐다. 로제가 그 해 12월6일 발매한 정규 1집 ‘로지(rosie)’ 첫 번째 싱글로 선공개 된 이후 신드롬을 일으키며 K-팝 신(scene)을 재개발했다.’아파트’는 국내에서 널리 알려진 ‘아파트 게임’에서 착안했다. K-술자리 게임으로 통하는 이 게임은 참여자들이 “아~파트 아파트 아~파트 아파트”를 외치다 한 사람이 특정 숫자를 언급한 뒤 다 같이 손을 쌓을 때 해당 숫자에 손이 있는 참여자가 술을 마시는 것이다.로제가 미국 패션지 ‘보그’의 유튜브 계정에 업로드된 영상에서 곡 발매에 맞춰 ‘아파트 게임’과 한국의 술 문화를 소개해 화제가 됐다. 특히 로제는 가장 좋아하는 한국 술로 ‘소맥(Somaek)’를 꼽으며 소주와 맥주를 섞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처럼 K-유희적 요소가 부각되면서 2012년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킨 싸이 ‘강남스타일’도 소환됐다. ‘강남스타일’은 유희성으로 인해 밈(meme)이 되며 전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같은 단어를 반복하거나 K-술자리에 익숙한 외국인들이 알 만한 건배를 노랫말에 삽입했다는 점에서 싸이의 ‘젠틀맨’ 작법을 떠올리게도 한다.곡에 펑키(funky)함을 불어넣은 마스의 힘도 무시할 수 없다. 마스는 노래는 물론 춤, 작곡, 연주, 퍼포먼스 등 전 분야에서 뛰어난 실력을 자랑한다. 팝뿐만 아니라 펑크, 솔, 레게, 힙합, 록 등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는 만큼 이번 로제와 협업에 관심이 쏠렸다. 마스는 특히 재작년 6월 17~18일 올림픽주경기장서 두 번째 내한공연을 해 양일간 10만1000명을 끌어모으는 등 국내에서 팬덤을 구축 중이다.’아파트’를 듣고 음악 팬들 사이에선 미국 가수 겸 안무가 토니 베이즐(Toni Basil)의 빌보드 ‘핫100’ 1위곡 ‘미키(Mickey)’를 연상하는 이들이 많았다. 치어리더가 주인공인 영화 ‘브링 잇 온'(2000)에 삽입되고 ‘369 게임’ 리듬과도 유사한 이 곡은 우리에게 ‘헤이 미키’라는 제목으로 잘 알려진 곡이다.실제 로제 ‘아파트’의 작사·작곡 크레디트를 보면, ‘미키’ 원작자들인 프로듀서 겸 송라이터 듀오 ‘친 앤드 채프먼(Chinn And Chapman)’의 마이클 도널드 ‘마이크’ 챔피언과 니콜라스 베리 ‘니키’ 친이 이름을 올렸다.’아파트’는 ‘미키’를 인터폴레이션(Interpolation)했다. 샘플링과 인터폴레이션은 종종 혼동돼 사용되는데 두 경우 차이는 명확하다. 샘플링은 원작의 음원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다. 앞서 K팝 업계 대표적인 예는 미국 ‘디스코 여왕’ 글로리아 게이너의 ‘아이 윌 서바이브(I will survive)’ 간주를 샘플링한 그룹 ‘아이브’의 ‘애프터 라이크’가 있다.반면 인터폴레이션은 원작의 음원을 그대로 사용하지 않고 새로 녹음하거나 변형한 것을 가리킨다. K팝계 앞서 대표적인 예는 블랙핑크의 정규 2집 ‘본 핑크’의 첫 싱글 ‘핑크 베놈’이다. 리사가 이 곡에서 바베이도스 출신 미국 팝스타 리애나의 데뷔곡 ‘폰 데 리플레이(Pon de Replay)’에서 가장 유명한 대목인 ‘잇 고즈 원 바이 원, 이븐 투 바이 투(It goes one by one, even two by two)’의 가사와 멜로디를 가져와 불렀다. 인터폴레이션은 이렇게 추억과 새로움을 동시에 환기시키는 기술이다.이와 함께 ‘아파트’라는 노래 제목은 국내에선 자연스레 가수 윤수일의 동명이곡(同名異曲)을 떠올리게 해 국내에선 또 다른 화제가 되기도 했다. 윤수일은 윤수일밴드로서 1984년 발표한 3집 타이틀곡인 ‘아름다워’는 MZ세대에서 ‘한국 시티팝 원조’로 통하며 디깅(digging)되고 있는데, 로제의 ‘아파트’로 다시 젊은 세대에게 재조명됐다. 윤수일의 아파트는 ‘구축 아파트’, 로제의 아파트는 ‘신축 아파트’로 불렸다. ◆K-팝 각종 신기록 양산로제의 ‘아파트’는 또한 세계 각종 차트에서 K-팝 신기록을 썼다.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에선 최고 순위 3위를 찍었고, 45주 연속 차트인했다. 해당 차트 K-팝 최장 진입 기록이다. 빌보드와 전 세계 양대 메인 팝 차트로 통하는 영국 오피셜 싱글차트에선 최고 순위 2위를 찍었다. 11일 발표된 오피셜 싱글 최신 차트에선 64위를 차지하며 이 차트에 무려 51주째 머물고 있다. 이 곡의 뮤직비디오는 지난달 18일 유튜브 조회수 20억뷰를 돌파했다. 지난해 10월18일 공개된 지 약 335일 만었이다. K팝 뮤직비디오 중 최단 기간 20억뷰를 찍었다. 로제는 이미 블랙핑크 멤버로서 ‘뚜두뚜두(DDU-DU DDU-DU)'(23억뷰), ‘킬 디스 러브(Kill This Love)'(21억뷰) 두 개의 20억뷰 뮤직비디오를 가지고 있었다. 솔로곡 뮤직비디오, 그룹 뮤직비디오 모두 20억뷰를 넘긴 K팝 가수는 로제가 처음이다. 특히 지난달엔 미국 4대 대중음악 시상식으로 통하는 ‘2025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이하 ‘MTV VMA’)에서 ‘아파트’로 주요상인 ‘올해의 노래’를 차지했다. 이 시상식에서 K-팝 가수가 해당 상을 받은 건 최초다. 로제는 지난달 27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뉴욕 센트럴 파크에서 열린 세계적인 자선 음악 축제 ‘2025 글로벌 시티즌 페스티벌’의 그레이트 론(Great Lawn) 무대에 특별 출연하기도 했다.◆K-팝 개념 재정립가사 대부분이 영어이고 로제를 제외한 작사·작곡진이 해외 뮤지션들인 ‘아파트’의 성공으로 인해 K-팝 범주화에 대한 논쟁이 또 불 붙었다. 로제의 1집은 그가 속한 국내 기획사이자 프로듀서 테디가 이끄는 더블랙레이블 위주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완벽한 K-팝 시스템 안에서 만들어지지는 않았다. 이 곡의 프로듀싱 과정의 상당수는 팝의 작법을 닮았다. 특히 로제의 글로벌 활동 계약을 맺은 워너뮤직 산하 애틀랜틱 레코즈가 상당히 힘을 실었다. 이 레이블엔 마스를 비롯해 콜드플레이, 에드 시런 등 세계적인 뮤지션들이 속해 있다. 마스와 협업도 이 레이블을 통해서 가능했다. 그러나 K-팝 시스템 안에서 뮤지션으로 성장한 로제가 콩클리시(한국식 영어)를 내세워 게임과 술자리 등 한국 문화를 중심에 둔 이 곡은 K-팝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자유로운 음악적 실험에서 시작돼 글로벌 현상을 불러일으킨, ‘K-팝의 글로벌화에 대한 하나의 힌트'”(최용환 에디터), “K-팝 싱어가 팝 신에 본격 진입하고자 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문화 변용이 잘 드러나 있는 작품이다. K-팝과 팝이라는 개념의 재정립과 더불어 K-팝의 영향력과 정의를 더욱 넓히게 됐다”(황선업 평론가) 같은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MTV VMA에서 ‘아파트’로 ‘올해의 노래’를 받은 로제는 소감 막바지에 테디 프로듀서와 블랙핑크 멤버들을 거명하며 한국어로 “테디 오빠, 저 상 탔어요. 블랙핑크 멤버들, 저 상 탔어요. 늘 고맙고 사랑해요”라고 덧붙였다.◆로제, 그래미 후보 노미네이트&수상 가능할까이제 로제 ‘아파트’의 최고층 입주 목표는 내년 2월1일 열리는 ‘제68회 그래미 어워즈’로 수렴된다. 아티스트, 작사가, 제작자 등이 속한 음악 전문가 단체인 미국 레코드 예술과학아카데미가 1959년부터 주최해온 그래미 어워즈는 현지 최고 귄위를 인정 받는다. 미국이 팝의 본고장인 만큼 세계 대중음악계 시상식의 성지로도 통한다. 축음기의 모양을 딴 트로피가 상징이다.앞서 글로벌 슈퍼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3년 연속 총 5번 후보로 지명됐으나, K-팝 가수가 해당 상을 받은 적은 없다. 음반 엔지니어 황병준 사이드미러코리아 대표 등 클래식 부문 등에선 한국인 수상자가 나왔다.미국 음악 매체 롤링스톤,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 미국 경제 매체 포브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로제 ‘아파트’는 11월7일 발표되는 이번 그래미 시상식 후보에 오르는 건 유력하다. 차트 성적과 중독성 등을 들어 제너럴 필즈(본상)인 ‘올해의 레코드'(Record of the Year) 그리고 ‘최우수 팝 듀오/그룹’ 부문에 후보에 오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롤링스톤은 로제 ‘아파트’가 올해의 레코드 후보에 오를 것으로 확신했다. 동시에 수상은 미국 R&B 스타 시저가 피처링한 미국 힙합스타 켄드릭 라마의 ‘루터(luther)’가 유력하다면서도 중독성 있는 문화적 충돌 뿐만 아니라 편곡과 프리코러스 녹음 방식 등의 측면에서도 잘 만들어진 레코드인 ‘아파트’가 수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글로벌 주요 시상식의 수상자(작)를 예측하는 미국 유명 사이트 골드더비(goldderby)는 10일 기준 로제 ‘아파트’의 ‘올해의 레코드’ 수상 가능성을 4위(약 75%)로 예측하고 있다. 레이디 가가의 ‘아브라카다브라(Abracadabra)'(약 85%), 켄드릭 라마 ‘루터'(약 80%), 사브리나 카펜터 ‘맨차일드'(약 75%)가 1~3위다. 해당 사이트에서 로제 ‘아파트’의 그래미 ‘올해의 노래’ 수상 가능성은 8위로 점쳐졌다.다음은 음악전문가 8인에게 물은 로제 ‘아파트’ 1주년 의미.◆권석정 카카오엔터테인먼트 PD(한국대중음악상(한대음) 선정위원)로제의 ‘아파트’는 싸이 ‘강남스타일’의 세계적인 열풍을 이어간 대표적인 K-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공개 1년이 다 된 지금도 전 세계에서 흘러나오는 노래. 여러모로 파격적이고 한국적인 노래이면서 블랙핑크 특유의 멜로디도 느껴지는 곡으로 어쩌면 ‘무국적’이라는 표현이 이 노래를 정의 내리는데 가장 적절할지도 모르겠다. 이 무국적인 에너지가 이 노래를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게 한 추동력이었을 것이다.◆김윤미 음악저널리스트(한대음 선정위원)첫 솔로 싱글 ‘온 더 그라운드(On the Ground)’로 자신과 꼭 맞는 옷을 입은 것처럼 보였던 로제가 브루노 마스와 장난스럽게 호흡을 맞춘(것처럼 보인) ‘아파트’를 기습 공개했을 때의 충격은 꽤 컸다. 음악적 시도보다 ‘콘셉트의 재미’가 먼저 보였는데, 결과적으로 기존 이미지와 선입견을 깨고 솔로아티스트로서의 음악세계를 확장시킨 계기가 된 것이 흥미롭다. K팝 신 ‘빌보드 핫100’ 최장기간 진입 및 여성 솔로가수 최고 순위, MTV VMA 올해의 노래 수상 등 숱한 화제와 기록은 K팝 여성 솔로아티스트의 지평을 넓히는 기폭제가 됐다.◆박희아 대중음악 평론가 여전히 세계 각국의 음원 차트에서 놀라운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는 ‘아파트’가 음악이 선사할 수 있는 최고, 최상의 엔터테인먼트적 재미를 지니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인데, 로제와 브루노 마스가 이 짧은 곡에서 음악으로 구현한 ‘유쾌함’이라는 키워드야말로 모든 사람들이 사랑할 수밖에 없는, 삶을 채우는 중요한 가치라는 점을 드러낸다.◆신샘이 음악 평론가(ears mag 편집장·한대음 선정위원)피처링 치트키인 브루노 마스와의 협업으로 발매 초반 큰 주목을 받은 것도 사실이지만, 그 화력을 꾸준히 이어간 건 결국 로제의 캐릭터와 역량이었다. 그는 미국, 유럽, 한국 등 다양한 미디어에 출연해 매력과 안정적인 라이브 실력을 보여주며, 여성 솔로 아티스트로서 글로벌 팬층을 더욱 공고히 했다. 테일러 스위프트를 보며 자라온 한 소녀가 이제는 한국 정서를 담은 노래로 전 세계 소녀 팬들에게 새로운 동경의 대상이 됐다는 점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이대화 대중음악 저널리스트(한대음 선정위원)로제의 ‘아파트’는 팬덤 화력에 기대지 않고도 정상급 인기를 얻었다는 점에서 K-팝의 잠재력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게 만든 곡이다. 보이 그룹 혹은 걸 그룹이 아닌 형태로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도 K-팝의 가능성을 넓게 확장시켰다. 한국의 술게임 구호를 이용해 꼭 전통 문화와 결합하지 않고도 한국성이 배인 음악을 만들 수 있음을 재치있게 보여주기도 했다. ◆조혜림 콘텐츠 기획자(한대음 선정위원)아파트는 블랙핑크의 로제가 음악적 독립성과 확장을 보여준 순간이다. 아이돌 스타에서 싱어송라이터적 감각을 지닌 아티스트임을 증명했고, 로제만의 독자적인 음악 여정을 공고히 한 이정표이다. 빌보드 차트에서의 성과 역시 상징적이다. 발매 직후 빌보드 글로벌 200과 글로벌 차트에서 상위권에 진입하며, 글로벌 팬덤을 넘어 대중적인 지지를 끌어낸 곡이라고 할 수 있다.◆최용환 프리랜서 에디터(한대음 선정위원)한국 문화의 요소를 중점적으로 활용하면서도 팝 음악의 문법에 충실한 접근은 K-팝 혹은 팝 어느 장르 관점으로 봤을 때도 특별한 지점을 만들어냈다. 한국 음악이 글로벌 시장에서 소비되는 것이 낯설지 않은 시대, 여전히 ‘아파트’의 성공이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전 세계에서 차트를 뒤흔들고 트로피를 수집하며 1년을 보낸 지금, ‘아파트’는 자유로운 음악적 실험에서 시작돼 글로벌 현상을 불러일으킨, ‘K-팝의 글로벌화에 대한 하나의 힌트’로서 여전히 큰 의미를 지닌다.◆황선업 대중음악 평론가(한대음 선정위원)’아파트’는 K-팝 싱어가 팝 신에 본격 진입하고자 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문화 변용이 잘 드러나있는 작품이었다. 한국의 술자리 게임을 차용함으로써 전세계인의 호기심을 이끌어 내고, 브루노 마스와 함께 이를 팝의 문법으로 풀어내는 모습 자체가 새로운 경험을 전 세계인들에게 제공한 셈이다. 이와 같은 전에 없던 행보는 결국 MTV VMA의 ‘올해의 노래(song of the year)’라는 결과를 낳으며, K-팝과 팝이라는 개념의 재정립과 더불어 K-팝의 영향력과 정의를 더욱 넓히게 됐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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