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테크 후기 “세신하러 한국 갈래요”…’케데헌’ 낙수 효과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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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시스]박은비 기자 = “유명 작가 스티븐킹이 했던 말 중에 독창성을 확보하는 데 있어 가장 훌륭한 방법 중 하나는 두개의 장르를 섞는 것이라고 한 게 있어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에서 본다면 미녀 삼총사 구성에 퇴마사를 얹어서 만들어낸 하나의 스토리라인을 갖고 있죠. 한국적인 취향이 가득한 특수 소재를 전세계인들 모두가 한 번쯤 고민해봤을, 10·20대 젊은 세대들에게는 여전히 가장 큰 고민의 영역인 정체성을 찾는 보편적인 메시지를 담아냈습니다.”

김태훈 팝 칼럼니스트는 19일 오후 넷플릭스가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는 부산 해운대구 동서대 센텀캠퍼스에서 ‘K의 경제학 K-콘텐츠의 발전과 한국의 문화 경제적 효과’를 주제로 진행한 넷플릭스 인사이트 패널로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김 컬럼니스트는 “케데헌 구성을 보면 마치 관광 가이드처럼 이런 음식이 있고, 이런 공간이 있다고 제안하고 그것을 잠시나마 영화에서 체험하게 만드는 체험형 콘텐츠로 굉장히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고 생각된다”고 평가했다.

그는 “인스타그램을 중심으로 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문화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은 다른 여행지에서 사진을 찍어 올리거나 맛있는 음식점에서 음식을 촬영해서 업로드하는 체험을 통한 행복감을 경험하는 세대”라며 “그런 이들에게 케데헌은 맞춤형 콘텐츠였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케데헌’ 효과로 한국 찾는 외국인 역대 최대

실제로 케데헌이 불러일으킨 문화적 호기심은 극중 ‘사자보이즈’ 같은 차림으로 서울 거리를 누비는 체험으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7월 한달간 서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만 136만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23.1% 뛴 수준이다. 현 추세대로라면 연간 18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관측된다. 외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았던 시기는 2019년으로 1750만명 수준이다.

글로벌 예약 플랫폼 클룩에 따르면 케데헌에 등장한 관련 상품 예약도 급증했다. 지난 6월 20일부터 지난달 10일까지 예약 데이터를 직전 2개월과 비교하면 세신 상품은 11%, 케이팝 댄스 클래스는 40%, 케이팝 아이돌 스타일링 체험은 200%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관광 플랫폼 크리에이트립에 따르면 6월 20일부터 7월 19일까지 한달간 외국인 관광객의 한복 체험 거래액이 30% 이상 불어났다. 특히 사자보이즈가 착용한 저승사자 스타일의 검은 한복과 갓끈을 찾는 관광객이 늘어난 게 특징이다.

북촌한옥마을과 남산타워, 낙산공원, 뚝섬한강공원 등 케데헌에 나온 서울 명소는 SNS 언급량이 2배 이상 늘었다. 글로벌 MZ세대의 서울 성지순례가 이어진 효과다.

◆케데헌 특수 누리는 국내 기업들 ‘방긋’

극중 ‘헌트릭스’ 멤버들이 먹는 라면이 농심 신라면을 연상시키며 화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이에 농심은 제2의 면비디아로 불리며 주가가 급등해 52주 신고가를 달성했다. 케데헌 한정판 신라면 1000세트는 1분 40초 만에 완판됐다.

작품 속 ‘Han의원’과 외관이 비슷한 서울한방진흥센터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도 올해 1월 451명에 불과했지만 7월 들어 1856명으로 4배 이상 늘었다.

K콘텐츠 스타트업에 대한 벤처캐피털의 투자도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달 투자금액은 190억원으로 전월(82억원)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

넷플릭스는 K콘텐츠 세계화에 기여할 수 있었던 건 장기 투자, 현지화, 선진화 3박자가 잘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보고 있다.

먼저 넷플릭스는 지난 2023년 발표에서 향후 4년간 약 3조원(25억달러) 이상의 K콘텐츠 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덕분에 할리우드에서만 가능하던 수준의 작품들이 등장하고 장르와 소재도 다양해졌다.

또 최대 36개 언어 더빙과 33개 이상 언어 자막을 지원한다. 누구나 언어 장벽 없이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19개 언어로 시각장애인용 오디오 화면 해설, 64개 언어의 청각장애인용 자막도 제공 중이다. 다양한 언어로 현지화된 콘텐츠는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 190여개국으로 송출된다.

마지막으로 창작자 중심의 상생 모델을 조성하는 데 힘쓰고 있다. 사전 제작과 제작비 전액 선지급을 통해 흥행 여부와 관계 없이 창작자가 안정적으로 창작 활동에 집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또 다른 패널 김숙 컬쳐미디어랩 대표는 “글로벌에서 K콘텐츠 인지도는 최고 절정에 달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주변에 사업하는 분들이 예전에 글로벌 시장에 갔을 때 만나기 어려웠던 해외 파트너사들과 만나는 게 좀 더 수월해지고 먼저 찾아오기도 할 정도로 협업도 많이 하고 싶어한다고 들었다”고 언급했다.

김 대표는 다만 “글로벌 인지도는 높아졌지만 제작비 상승 등 여러가지 요인으로 지난해부터 제작사들이 폐업하는 것도 많아지는 부분이 있어 과도기라는 생각을 한다”며 “어느 시장이든 한 번씩 시장 흐름에 따라 과도기나 전환기를 갖는데 이게 글로벌로 도약하는 시점이다. 제작비 부담이 커지니 제작사들이 글로벌 공동 제작 등 다양한 형태로 협업하는 구조를 많이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silverlin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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