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테크 후기, 폰테크, 폰테크당일 당일폰테크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2016년 10월18일. 카카오는 카카오톡 기능을 하나 추가합니다. 연락처가 없어도 서로 알 수 있는 친구를 추천하는 ‘알 수도 있는 친구’ 기능이죠.
기존에는 카카오톡 이용자 휴대전화 연락처에 전화번호가 등록된 사람이나 카카오톡 ID 등을 통해 친구로 등록한 사람만 친구 추천 목록에 표시했습니다.
하지만 카카오는 “카카오톡에서 이전보다 쉽고 편리하게 친구를 찾고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서”라며 친구 추천 알고리즘을 변경했다고 밝혔습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처럼 이용자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친구가 팔로우한 또 다른 이용자를 추천 친구로 표시하는 거죠.
하지만 현재 카카오톡 이용자는 이 기능이 있었는지 모릅니다. 왜? 이용자 불만이 폭주하자 카카오가 하루 만에 기능 업데이트를 철회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이용자들은 ‘모르는 사람에게 내 정보가 보이는 게 싫다’, ‘연락처도 지우고 차단 목록에도 지운 사람의 이름이 떠 불쾌하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러한 카카오톡 롤백(이전 버전으로 되돌리는 행위) 사태가 또다시 일어날지도 모릅니다. 최근 개편한 카카오톡 ‘친구’ 탭을 두고 이용자들의 반발이 심하기 때문입니다. 다수 SNS,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카카오톡 자동 업데이트 차단 방법’ 등이 공유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번 업데이트에 대한 이용자 반발 수준이 2022년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카카오톡 장애 사건 못지않다고 볼 정도입니다.
연예인 등 셀럽들도 공개적으로 카카오톡 업데이트를 비판했습니다. ‘MZ 대통령’으로 불리는 가수 이영지는 팬 소통 플랫폼 ‘버블’을 통해 “나 카카오톡 업데이트 안 하려고 버텼다”면서도 자동 업데이트되자 카카오톡 프로필에 사진들을 지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카톡 개편 불만 폭주 예상했을까…”초기 불편 있어도 더 나은 모습 보일 것”
이용자들이 왜 불만을 쏟아낸 걸까요? 기존 친구 탭은 가나다순의 전화번호부 형태인데 이번 업데이트로 ‘피드형 인터페이스’ 즉 인스타그램과 같은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친구가 변경한 프로필 사진이나 프로필에 남긴 글 등의 콘텐츠를 타임라인으로 보여주는 거죠.
하지만 이용자들은 “직장 상사 일상도 굳이 봐야 하나”, “친구 사진은 보겠지만 거래처 사람 일상까지 보는 건 바라지 않았다”, “내 프로필 사진은 바꾸지만 다른 사람 화면에 크게 노출되는 건 싫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카카오도 이용자 반발을 고려해 게시물 공개 범위를 ‘내 친구(내가 친구 추가한 사람)’, ‘친한 친구(내가 선택한 사람)’, ‘비공개(나만 보기)’ 등으로 설정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설정은 게시글을 올리는 당사자 본인이 해야 합니다.
이용자가 보기 싫은 친구의 콘텐츠 노출을 제어할 수 있습니다. 친구가 올린 게시물 설정에 ‘친구 숨기기’를 클릭하면 친구 탭에 해당 친구가 올린 게시물이 앞으로 표시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는 ‘숨김 친구’로 설정돼 친구 목록에도 사라진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카카오 경영진도 부정적인 반응을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일시적인 현상일 뿐 장기적으로는 이용자들이 적응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지난 23일 ‘이프카카오 25’ 기조연설 후 기자들과 만나 “폰트 하나만 바뀌어도 불편하다는 의견이 나올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더 편리하고 자유로운 대화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
또 “일부 기능은 낯설게 느껴질 수 있고 또 어떤 기능은 ‘괜찮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건 이용자의 행동 데이터를 분석하고 고객센터에 접수된 불편 사항을 적극 반영하려 노력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정 대표 발언에는 근거가 충분합니다. 지난 2분기 기준 프로필을 업데이트한 이용자 수는 월평균 1340만명입니다. 카카오톡 이용자 4명 중 1명이 매달 프로필 사진 등을 바꾼다는 겁니다. 이는 많은 이용자가 이미 카톡 프로필을 통해 일상 공유에 익숙하다는 뜻입니다.
카카오 입장에서는 친구 프로필을 굳이 클릭하지 않아도 접속 직후 지인들의 일상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피드형 구조라면 큰 반발은 없을 것이라 판단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이용자 반발은 생각보다 거셌습니다. 특히 피드를 내릴 때 친구 일상 대신 광고가 화면 전체를 차지하는 모습은 이용자들로부터 “결국 광고판을 만들기 위한 개편 아니냐”는 불만을 키웠습니다.
이에 카카오가 13년 전에 올린 공지사항이 최근 재소환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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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에 광고 넣을 공간도 없고 쿨하지도 않고 예쁘지도 않습니다. 카카오 팀은 그렇게 가난하지는 않습니다. 그리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2012년 5월 카카오톡 2.9.6 버전 업데이트 공지사항)
┼이랬던 카카오가 결국 광고 상품 확대에 나선 건 불안감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지난해 초 한 앱 데이터 조사기관에 따르면 카카오톡 앱 이용자 수가 유튜브에 역전됐습니다. 인스타그램, 틱톡 등 외산 플랫폼의 공세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카카오가 지속 성장하려면 주요 매출원인 카카오톡 B2B 부문 성장세가 중요합니다. 하지만 카카오톡 이용자 수는 사실상 포화 상태입니다. 이를 고려할 때 카카오가 선택할 수 있는 수익 확대 방법은 광고판 확장밖에 없습니다.
◆불만 속에서도 성장한 해외 메신저들, 카카오도 ‘시간이 해결’ 기대?
서비스 개편으로 이용자 불만이 나타난 사례는 과거에도 많습니다. 2014년 7월 페이스북은 메신저 서비스를 별도 앱으로 분리했습니다. 메신저만의 독립적인 기능과 경쟁력을 확보하고 사용자들이 더 빠르게 메신저를 이용하도록 돕기 위한 목적입니다.
당시 이용자들은 크게 반발했습니다. 추가로 앱을 다운로드해야 하는 등 이용에 불편함을 느꼈다는 게 주된 이유였습니다. 당시 앱 마켓에서는 평점이 크게 하락하는 일도 벌어졌죠.
하지만 이용자들은 금세 적응했습니다. 분리 후 4개월 만에 월 이용자 수 5억명을 돌파하면서 앱 분리 정책은 결국 성공을 거뒀습니다. 페이스북도 이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서비스 다각화 전략을 펼칠 수 있었습니다.
왓츠앱도 지금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와 같은 ‘상태’ 기능을 2017년 출시했습니다. 사진, 동영상 등을 24시간 동안 공유하는 기능이죠. 당시 이용자들은 ‘스냅챗 베끼기’라고 비난했지만 출시 후 1년도 안돼 이용자 수 3억명을 돌파했습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롤백 여부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용자 목소리를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분위기인데 경영진은 페이스북 메신저, 왓츠앱과 같은 전례를 바라고 있을지 모릅니다.
카카오톡 대개편은 이제 막 시작됐습니다. 친구 탭은 많은 거부감을 불러일으켰지만 메시지 수정, 채팅방 폴더, 보이스톡 통화 녹음 등 다른 새 기능은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다음 달 예정된 챗GPT 탑재와 채팅방 내 인공지능(AI) 검색 등 이용자들이 기대하는 기능도 아직 남아있죠.
추석 연휴에도 온 가족이 모여 카카오톡 불만을 토로하는 분위기가 이어질까요? 카카오의 도전이 어떤 결말을 낳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alpaca@newsis.com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2016년 10월18일. 카카오는 카카오톡 기능을 하나 추가합니다. 연락처가 없어도 서로 알 수 있는 친구를 추천하는 ‘알 수도 있는 친구’ 기능이죠.기존에는 카카오톡 이용자 휴대전화 연락처에 전화번호가 등록된 사람이나 카카오톡 ID 등을 통해 친구로 등록한 사람만 친구 추천 목록에 표시했습니다.하지만 카카오는 “카카오톡에서 이전보다 쉽고 편리하게 친구를 찾고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서”라며 친구 추천 알고리즘을 변경했다고 밝혔습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처럼 이용자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친구가 팔로우한 또 다른 이용자를 추천 친구로 표시하는 거죠.하지만 현재 카카오톡 이용자는 이 기능이 있었는지 모릅니다. 왜? 이용자 불만이 폭주하자 카카오가 하루 만에 기능 업데이트를 철회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이용자들은 ‘모르는 사람에게 내 정보가 보이는 게 싫다’, ‘연락처도 지우고 차단 목록에도 지운 사람의 이름이 떠 불쾌하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이러한 카카오톡 롤백(이전 버전으로 되돌리는 행위) 사태가 또다시 일어날지도 모릅니다. 최근 개편한 카카오톡 ‘친구’ 탭을 두고 이용자들의 반발이 심하기 때문입니다. 다수 SNS,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카카오톡 자동 업데이트 차단 방법’ 등이 공유되고 있습니다.업계에서는 이번 업데이트에 대한 이용자 반발 수준이 2022년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카카오톡 장애 사건 못지않다고 볼 정도입니다.연예인 등 셀럽들도 공개적으로 카카오톡 업데이트를 비판했습니다. ‘MZ 대통령’으로 불리는 가수 이영지는 팬 소통 플랫폼 ‘버블’을 통해 “나 카카오톡 업데이트 안 하려고 버텼다”면서도 자동 업데이트되자 카카오톡 프로필에 사진들을 지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카톡 개편 불만 폭주 예상했을까…”초기 불편 있어도 더 나은 모습 보일 것”이용자들이 왜 불만을 쏟아낸 걸까요? 기존 친구 탭은 가나다순의 전화번호부 형태인데 이번 업데이트로 ‘피드형 인터페이스’ 즉 인스타그램과 같은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친구가 변경한 프로필 사진이나 프로필에 남긴 글 등의 콘텐츠를 타임라인으로 보여주는 거죠.하지만 이용자들은 “직장 상사 일상도 굳이 봐야 하나”, “친구 사진은 보겠지만 거래처 사람 일상까지 보는 건 바라지 않았다”, “내 프로필 사진은 바꾸지만 다른 사람 화면에 크게 노출되는 건 싫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카카오도 이용자 반발을 고려해 게시물 공개 범위를 ‘내 친구(내가 친구 추가한 사람)’, ‘친한 친구(내가 선택한 사람)’, ‘비공개(나만 보기)’ 등으로 설정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설정은 게시글을 올리는 당사자 본인이 해야 합니다.이용자가 보기 싫은 친구의 콘텐츠 노출을 제어할 수 있습니다. 친구가 올린 게시물 설정에 ‘친구 숨기기’를 클릭하면 친구 탭에 해당 친구가 올린 게시물이 앞으로 표시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는 ‘숨김 친구’로 설정돼 친구 목록에도 사라진다는 단점이 있습니다.카카오 경영진도 부정적인 반응을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일시적인 현상일 뿐 장기적으로는 이용자들이 적응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지난 23일 ‘이프카카오 25’ 기조연설 후 기자들과 만나 “폰트 하나만 바뀌어도 불편하다는 의견이 나올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더 편리하고 자유로운 대화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또 “일부 기능은 낯설게 느껴질 수 있고 또 어떤 기능은 ‘괜찮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건 이용자의 행동 데이터를 분석하고 고객센터에 접수된 불편 사항을 적극 반영하려 노력했다”고 강조했습니다.정 대표 발언에는 근거가 충분합니다. 지난 2분기 기준 프로필을 업데이트한 이용자 수는 월평균 1340만명입니다. 카카오톡 이용자 4명 중 1명이 매달 프로필 사진 등을 바꾼다는 겁니다. 이는 많은 이용자가 이미 카톡 프로필을 통해 일상 공유에 익숙하다는 뜻입니다.카카오 입장에서는 친구 프로필을 굳이 클릭하지 않아도 접속 직후 지인들의 일상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피드형 구조라면 큰 반발은 없을 것이라 판단했을 가능성이 큽니다.하지만 이용자 반발은 생각보다 거셌습니다. 특히 피드를 내릴 때 친구 일상 대신 광고가 화면 전체를 차지하는 모습은 이용자들로부터 “결국 광고판을 만들기 위한 개편 아니냐”는 불만을 키웠습니다.이에 카카오가 13년 전에 올린 공지사항이 최근 재소환됐습니다.┼
“카카오톡에 광고 넣을 공간도 없고 쿨하지도 않고 예쁘지도 않습니다. 카카오 팀은 그렇게 가난하지는 않습니다. 그리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2012년 5월 카카오톡 2.9.6 버전 업데이트 공지사항)
┼이랬던 카카오가 결국 광고 상품 확대에 나선 건 불안감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지난해 초 한 앱 데이터 조사기관에 따르면 카카오톡 앱 이용자 수가 유튜브에 역전됐습니다. 인스타그램, 틱톡 등 외산 플랫폼의 공세도 거세지고 있습니다.카카오가 지속 성장하려면 주요 매출원인 카카오톡 B2B 부문 성장세가 중요합니다. 하지만 카카오톡 이용자 수는 사실상 포화 상태입니다. 이를 고려할 때 카카오가 선택할 수 있는 수익 확대 방법은 광고판 확장밖에 없습니다.◆불만 속에서도 성장한 해외 메신저들, 카카오도 ‘시간이 해결’ 기대?서비스 개편으로 이용자 불만이 나타난 사례는 과거에도 많습니다. 2014년 7월 페이스북은 메신저 서비스를 별도 앱으로 분리했습니다. 메신저만의 독립적인 기능과 경쟁력을 확보하고 사용자들이 더 빠르게 메신저를 이용하도록 돕기 위한 목적입니다.당시 이용자들은 크게 반발했습니다. 추가로 앱을 다운로드해야 하는 등 이용에 불편함을 느꼈다는 게 주된 이유였습니다. 당시 앱 마켓에서는 평점이 크게 하락하는 일도 벌어졌죠.하지만 이용자들은 금세 적응했습니다. 분리 후 4개월 만에 월 이용자 수 5억명을 돌파하면서 앱 분리 정책은 결국 성공을 거뒀습니다. 페이스북도 이 성공 사례를 바탕으로 서비스 다각화 전략을 펼칠 수 있었습니다.왓츠앱도 지금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와 같은 ‘상태’ 기능을 2017년 출시했습니다. 사진, 동영상 등을 24시간 동안 공유하는 기능이죠. 당시 이용자들은 ‘스냅챗 베끼기’라고 비난했지만 출시 후 1년도 안돼 이용자 수 3억명을 돌파했습니다.카카오는 카카오톡 롤백 여부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용자 목소리를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분위기인데 경영진은 페이스북 메신저, 왓츠앱과 같은 전례를 바라고 있을지 모릅니다.카카오톡 대개편은 이제 막 시작됐습니다. 친구 탭은 많은 거부감을 불러일으켰지만 메시지 수정, 채팅방 폴더, 보이스톡 통화 녹음 등 다른 새 기능은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다음 달 예정된 챗GPT 탑재와 채팅방 내 인공지능(AI) 검색 등 이용자들이 기대하는 기능도 아직 남아있죠.추석 연휴에도 온 가족이 모여 카카오톡 불만을 토로하는 분위기가 이어질까요? 카카오의 도전이 어떤 결말을 낳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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